三つの新宿

공항버스 안, 휴가 중인 줄 에버노트가 어떻게 알고 제목을 휴가@인천이라고 뽑는다. 틀렸다, 휴가@도쿄에서 돌아오는 길이다. 4/4일부터 나흘간 도쿄는 비온 후 갬, 흐림, 맑음, 그리고 비였다. JR신주쿠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신오쿠보가 숙소였는데, 숙소 위치를 잘못 알아서 첫날은 약간의 좌충우돌이 있었다. 가까운 역에서 도보 5분 거리라고 에어비앤비에 소개되어 있어서 공항에서 지하철 3일 패스를 끊었는데, 그게 신주쿠가 아니고 JR로 하나 더 이동하는 신오쿠보였으니 바가지가 아니 없을… 나중에 지하철에서 숙소 오는 법도 소개하도록 호스트에게 후기하였는데 친절하였으나 이래저래 센스는 없던 호스트라.

개었지만 흐렸던 첫날 하라주쿠의 레드락에서 미디엄 스테이크 덮밥을 시작으로 일본의 식사가 얼마나 맛있는지 새삼 감탄하였다. 돌아온 인천공항 제일제면소의 덮밥은 매우 대조적으로 맛이 없었는데, 츠키지의 초밥, 오다이바의 돈가스 백반은 물론 하다못해 매끼 저녁을 해결한 편의점 식사만도 못했다. 집에서 갓지은 쌀밥처럼 밥알 하나하나 살아있는 요리와 형체 없이 뭉개지는 개성 없는 밥에 양념만 입안 그득한, 연료같은 식사. 식당 앞에서 수십분을 기다리게 하고 자리를 안내받는 문화와 스스로 자리를 찾아 앉고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하는, 문화를 낳은 역사가 다르고 호불호는 개인의 몫이지만 새삼 부러웠다. 풍성하고 다양한 맥주와 편의점 크림빵으로도 알 수 있는 맛에 대한 엄격함이랄까. 인천공항 편의점에 개성없이 진열된 카스가 슬프게도.

우에노 공원의 벚꽃 아래 미리 깔아놓은 자리 위 삼삼오오 도시락과 맥주를 즐기는 문화가 있고 그것을 칭하는 꽃구경이란 단어로, 꽃구경 도시락, 꽃구경 맥주, 꽃구경 벚꽃주가 팔리는 문화의 힘. 정말 오만가지 상품과 식료품을 쌓아놓고 판매 관리하는 면세 쇼핑몰, 전자제품과 프라모델이 집결된, 브랜드가 된 동네 이름까지, 새삼 느낀 저력이었다.

내내 맑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마지막 날만 비가 온 것도 천운이었다. 2004년 5월의 나고야에도 비가 내렸는데, 비 오는 비행기 창가의 일본 출국은 그래서 내내 떠나는 듯한 쓸쓸함이다. 마치 다시 안 올 것처럼, 전혀 다른 곳으로 떠나는 것처럼.

신주쿠는 10여년 전 처음 도착한 도쿄였고 거대했다. 이번 여행으로 숙소를 근처에 잡으면서 동쪽과 남쪽, 서쪽에 각각 흩어져있던 기억이 하나의 장소로 수렴되어 각인되었는데, 역사를 사이에 두고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고 있었다. 만 다섯 살 아들과 담배연기 자욱한 꼬치집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십수년 후에는 오모이데노 요코쵸 꼬치와 맥주 앞에 앉아 이야기 나누기를 기대해본다.

가족 모두가 하루 종일 같이 다니고 식사하고 서로에게 집중하게 하는, 여행은 참 좋다.

 

House of poem Gallery† 三つの新宿_原宿, 上野, お台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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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sponse

  1. Joe Yoon 댓글:

    지난주 오늘은 우에노였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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