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기름이 없어서


더반에서 쉼 없이 450km쯤 달려왔을 때 연료통이 좀 작은 나의 재즈가 연료 부족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중간에 연료를 채우고 왔어야 했는데 해리스미스를 지나고 나니 100km를 달려가도록 그 흔하던 휴게소며 주유소가 씨가 마른 것이 아닌가. 급히 인근 주유소를 검색하여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작은 마을에 있는 약간 겁나는 주유소에서 주유를 해결하고 안도하며 요하네스버그로 돌아오기는 했는데.

주유소에 기름이 말라가

매일 다니는 길 한쪽이 정차한 차량으로 꽉 차있는 것이 아닌가. 꼬리를 따라가니 주유소에서 연료를 넣기 위해 줄을 그렇게 서있는 것이었다. 파업 같은 건 생각도 못하고 연료 떨어진 차량이 급증했네, 하는 재즈 배부른 생각을 하며 일단 집으로 귀가했다. 그리고 TV 뉴스를 통해 주유소에 기름이 말라간다는 소식을 접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파업은 2주차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하는 하우텡 주에 연료가 마른 주유소가 300개소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노조와 에너지 기업 간의 임금 협상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그 사이 연료를 반 이상 소모한 재즈도 덜컥 겁이 나 부랴부랴 연료통을 가득 채우고 지전가끼리 동선을 맞춰서 다니고 있다. 연료 공급난이 직접적인 타격이 되는 버스와 택시 사업자는 일 단위로 손해를 계산하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걸어요

주유소에 기름이 떨어진 덕분에 생각으로 머물고 해보지 않던 도보 15분 내외 걷기를 했다. 그리고 멋진 에너지 기업 하나를 알게 되었다. 여기까지 칼럼을 쓰고 배가 고파 컵라면을 하나 끓여먹으니 걸은 내용은 다음 칼럼으로 넘기고 이번 칼럼은 남아공 에너지 기업 하나를 소개하며 마무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배가 불러야 여유가 생긴다.

사솔은 이름부터 남아프리카 기업이다. 영어로 이름을 풀면 South African Coal and Oil이지만 사솔의 유래는 Suid Afrikaanse Steenkool en Olie라는 아프리칸스어에 기인한다. 한국석유공사와 같이 원유를 탐사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면서 독특한 점은 석탄과 천연가스로부터 휘발유 및 디젤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1920년대 독일에서 처음 개발된 기술이지만 그것을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상용화하고 있는 기업이 1950년에 설립된 남아프리카의 사솔이라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2011. 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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