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요

주유소에 기름이 없어서 걷기로 했다. 집 근처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은 도보 15분 이내에 있는 맥도날드, 마트, 아이리쉬 퍼브, 그리고 헬스장 정도인 것 같다. 그동안 걷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흑인이 다소 무서웠기 때문인데, 남아프리카 생활 5개월이 접어드니 동네가 조금 익숙해졌달까. 사진에 있는 신호 대기 중인 아이들을 보고 걸어다닐 수 있겠다는 확신도 했다.

걸어봅시다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애용하고 있는 헬스장까지 걸으니 약 15분이 걸린다. 15분이면 파악되는 샌턴의 인도 상황을 감상해보자.

아파트를 나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팟홀

이렇게 훌륭한 보도가 있기도 하다

금세 이런 길이긴 하지만

 

인도를 점령한 차량 정차 중

 

뜬금없이 나타나는 포장된 인도

 

흙바닥이 융기라도 한 듯

 

반가운 팟홀, 차 지나갈 때 깨진 아스팔트가
튈 수 있으니 주의
 

좁아진 길 맞은 편에서 흑인 둘이 다가온다
차도로 내려가 있어야 하나..

포장 끝 흙길 시작

갑자기 툭 튀어나온 넌 뭐냐

버스 정류장

인도로 넘어오는 자동차에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설계된 경사면. 걷다 치이면 하소연도 못할듯.

   

예산 좀 쓰시지

걷기에 불편하고 위험하기까지 한 인도를 걷고 있자니 멀쩡한 보도블럭을 일 년에 한 번씩 뜯어 고치는 한국이 생각났다. 너무 자주 공사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요하네스버그의 인도는 공사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호등을 건너려는데 차도 한가운데에서 구걸하는 걸인이 날 보고 웃는다. 쟤가 왜 웃지 싶어서 살짝 경계하면서 마저 건넜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운동복 차림으로 걷는 동양인이 없어보여서 그런 것 같다. 기름도 안나는 나라에서 보행자가 우스워보이는 건 아닌데 싶은데.

 

2011.7/22

You may also like...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