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포포로 플라이 쓰루

7월 26일 화요일, 이른 아침부터 렌트카를 인수하고 동료 지전가와 함께 길을 떠났다. 5박 6일간의 일정을 대부분 이동하면서 보내기 때문에 드라이빙 자체가 여행이다. 이날의 일정은 출발, 마라켈레 국립공원, 조베디 숙소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이동 거리만 402km가 된다. 더반을 다녀오면서 당일 600km를 운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안전운전은 필수
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달리는 마음이 상쾌하다. 우산을 챙겼지만 비가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기예보는 지역연구 기간 내내 건조하고 청명한 겨울날씨를 림포포에 선언하였고 하늘은 구름 하나 없이 파랗다. 찍어온 하늘 사진을 보면 모니터에 붙은 먼지가 거슬릴 만큼 파랗기만 하다.

하우텡을 빠져나오자 고속도로에는 차량도 많지 않다. 시속 120km에 크루즈를 걸고 단속 카메라를 주의하며 가속페달을 밟아 나가도 앞선 차량을 만나기는 하늘에 구름 만나기만큼 드물다. 들뜬 마음, 한적한 도로, 쾌적한 날씨는 사고로 이어지는 최적의 조건이던가. 톨게이트를 앞두고 차량이 줄지어 서있었다.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지불하는데 바로 옆 레인에서 사고를 수습하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현금을 지불하고 통과해야 하는 앞차를 하이패스 차량이 뒤에서 받은 것 같다. 사고로 축 늘어진 채 꺼내어지는 사람을 보며 무사고 안전운전을 다짐한다.
철광석 도시 타바짐비를 지나
마라켈레 국립공원을 향해 달려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니 포장된 도로의 옆 길이 붉다. 타바짐비는 한적한 시골이 연상되는 철광석 광산도시이다. 파란 하늘에 인상적인 붉은 흙길을 걷는 검은 광부 몇명이 지나며 눈짓으로 인사를 한다. 마음이 밝아진다.

국립공원에 식당이 없다
남아프리카에서는 지리산 국립공원을 생각하면 안된다. 등산로 초입으로 늘어선 산채비빔밥, 막걸리, 감자전과 파전을 떠올리면 마라켈레 국립공원 앞에는 비프나 램으로 브라이를 구워다 파는 식당이 즐비할 것 같지만 천만에. 아무것도 없다. 점심시간에 도착한 우리는 다시 10km를 돌아 타바짐비에서 간단한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해결하고 드디어 마라켈레에 들어섰다.
산악 드라이빙이 좋은
마라켈레에서는 산악 드라이빙이 좋았다. 깎아지른 골짜기를 타이어 아래 두고 쾌속으로 달리는 드라이빙 하이킹. 반겨준 것이 절경만은 아니었지만 다녀온 다른 두 곳과 같이 떠올리니 마라켈레가 인상적인 것은 그것이었다. 마치 등산으로 걸어 정상과 능선 사이로 오가는 바람을 만끽하는 듯 했다.







깜깜한 하늘엔 별만 반짝
마라켈레에서 150km를 달려 숙소로 향하는 동안 넓은 초원에는 1차선 도로 하나만 곧게 뻗어 있었다. 멀리 지평선을 경계로 넘어가는 해의 그림자가 검붉은 줄을 빠르게 긋고 달리면 어둠이 그만큼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을도 집도 없는 밤의 도로는 원시의 초원을 달리는 것 같아 묘한 감각으로 시간과 공간을 뒤섞는다. 숙소에 다다르는 동안 칠흑의 밤이 되어버린 고원은 지상의 모든 빛을 잠재우고 머리 위에 은하수를 흩뿌려 놓았다. 서른이 넘도록 알지 못했던 별의 별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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