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후 사라진 미스 김을 찾습니다
방송 스크립트|미스 김을 찾습니다.
9개월 전 총무과 여직원을 새로 채용할 일이 생겨서 7명의 경쟁자들 중
저희는 미스 김을 선택했습니다.
그녀는 다소곳한 외모와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말투 그리고 무엇보다도
업무를 소화해내는 능력이 아주 대단한 여성입니다.
그런데 9개월 동안 단 한 번의 지각도 하지 않던 그녀가 지금으로부터 5일 전
회식을 마친 후 5일째 회사엘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항상 회사에서 컬투쇼를 들으며 업무를 보던 미스 김에게
공개적으로 부탁드립니다.
미스 김…
이제 그만 그날의 회식 때 있었던 사건은 잊어버리고 제발 출근 좀 해주었으면
합니다. 지금 미스 김이 처리할 일이 아주 산더미 같이 쌓여 있어요…
사람은 누구나 다 술을 마시면 실수를 할 수 있어요.
미스 김이 그날 실장님 넥타이를 잡고 끌고 가 노래방 문고리에 묶어 놓은 거
실장님도 이젠 모두 이해하신다고 했답니다.
미스 김…
홍 과장님도 회식 날 너무나 갑작스런 급습에 당황스러우셔서 화를 내시기는 했지만
지금은 미스 김을 아주 보고 싶어 한답니다. 홍과장님의 항문에 미스 김처럼
과감하게 업무에 대한 울분을 토하며 똥침을 날린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아마도
그날 모든 직원들이 무진장 속 시원하게 생각을 했을 겁니다.
미스 김…
저도 사실 이렇게 미스 김에게 글을 쓰고는 있지만 미스 김을 이해하기엔 사실 조금
힘이 들었습니다. 그날 저의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 미스 김이 몰래 넣어두었던
개불과 멍게 그리고 회접시에 깔았던 무채를 발견한 순간 전 정말 용서하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저희 회사에서는 미스 김이 필요합니다.
미스 김처럼 활달하고 소탈하고 씩씩하고 능력 있는 직원을 회식에서 저지른
술 실수 때문에 잃고 싶진 않습니다.
창피해도 나와 주세요. 그냥 얼굴 보면 다 잊혀지는 게 주사랍니다.
저는 예전에 사장님과 술을 떡이 되도록 마시고 사장님 댁에 가서
사모님에게 옥동자를 닮았다고 놀린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 일 없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미스 김, 이 글이 소개되어 라디오에 나오게 되고 듣게 되면 월요일에
꼭 출근하세요. 노 차장이 이 정도까지 하는데 꼭 돌아와 줘요. 알았지요…
신청곡은 변집섭의 돌아와 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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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결국 돌아오셨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실수한 것 때문에 안 나온 게 아니라
첫날은 술병 나서 못 나갔고
둘째 날부터는 아버지가 못 나가게 했대요.
그날 술 먹고 집에 와서 아버지한테 왜 부킹 안 시켜주냐고 술주정해서 ㅋㅋㅋㅋㅋ
아버지가 뭔 회사가 술을 이렇게 쳐먹이냐고 못 가게 한 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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