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 웨딩?

결혼도움방 광고 좋다

3주쯤 전이었나보다. DSTV의 뉴스 채널을 아침 저녁으로 틀어놓는데 광고 시간에 잘 생긴 신랑이 결혼식 당일 채비를 하는 광고가 시작되었다. 구두를 깨끗이 닦고 커프스 버튼을 채우고 향수를 뿌리고 거울 앞에서 최종 단장을 하는데 광고 마지막에 카메라 초점이 맞으면서 신랑이 윙크를 멋있게 해준다. 결혼도움방 광고인가, 이름도 멋있다. 로얄 웨딩. 처음엔 무심하게 봤는데 계속 보니 광고를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부의 시점에서 거울에 비친 신랑이 해주는 윙크가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신랑의 윙크를 계속 보니 내가 괜히 흐뭇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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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가 신랑? 고개를 까딱하며 멋지게 윙크해주는데, 설렌다.

Andrew Barnes, a senior anchor in London

그리고 오늘 광고가 조금 바뀌었다. 그랬다. 로얄 웨딩은 결혼도움방이 아니라 영국 왕실의 결혼식을 뜻하는 것이었다. 영국 왕실 결혼식 보도 건으로 3주 전부터 바람을 잡았다는 말인가. 신랑인줄 알았던 광고의 주인공은 Andrew Barnes라고 하는 뉴스 앵커였다. 4월 29일 내일 있을 결혼식 생중계를 위해 현재 런던에서 취재 중이다. 광고에 윌리엄 왕자의 어린 시절 사진이 추가되었을 뿐 아니라 뉴스에서도 주요 소식으로 런던의 결혼식 준비 현황 및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주변 도로 상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텐트에 남아공 국기를 달고 도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남자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남아공? 영국?

런던의 기상을 예보하고 구글 위성 사진을 띄워서 내일 있을 행사를 모의로 보여주고 현장에서 진행한 인터뷰가 자주 나오니 마치 영국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남아공의 아프리카인에게 영국은 어떤 나라이길래 이렇게 유난스러운가. 역사적으로 형성된 고정관념 같은 것이 있어서 아프리카너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집행한 인종차별주의자이고 영국인은 진보적 정치관을 지닌 선한 민족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고정관념이고 보면 상황 이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리되지 않는 이번 칼럼은 시기별로 고쳐진 남아프리카의 국기에 1994년까지 존재한 영국기를 참조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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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 Colony flag

1875-1910

The Red Ensign

1910-1928

1928-1994

1994-현재

 

201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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