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별_ 조디 피콜트

단지 한글을 차용한듯한 외국어 번역소설의 난해한 기억 때문에 책장에 두고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았는데, 550쪽이 넘는 두께에 기댈 요량으로 시작한 ‘쌍둥이별’은 그런 생경함이 없었다. 작가의 필력과 좋은 번역의 힘이리라. 읽는 재미와 몰입감, 보편적인 인간미의 감동이 같이한 소설은 의료, 변호, 사랑, 가족이란 낯선 조합을 아무렇지 않게 버무려낸다.

 

매일이 고단하더라도 큰 아픔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삶에 비해 얼마나 손쉬운 것인지. 혈육에 대한 배려와 가족에 대한 헌신은 누군가의 건강이 담보되었을 때에 더 빛을 발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그런 아픔이 없을 때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삶을 지지할 수 있는 지혜가 늘 함께하기를. 습관은 무심히 반복되지만 그로 인해 문득 곤경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슬픔이 삶을 막아서지 않기를. 진실한 사랑이 오해로 끝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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