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요람을 찾아서 Maropeng
Sterkfontein 동굴에 이어 Maropeng을 소개하는 것으로 인류의 요람에 대한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Maropeng은 ‘returning to the place of our origins’, 즉 ‘인류의 기원으로’ 쯤 되는 세츠와나 말이다. 역사 유적지라기보다 인공적으로 건설된 봉분 모양의 전시관으로 2005년 타보 음베키 대통령 재임 시절에 조성되었다.
마로펭: 인류의 기원으로
Sterkfontein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마로펭으로 진입하면 먼저 14미터 높이의 7개 기둥과 그에 새겨진 환영의 문구가 방문객을 반긴다. 입구를 지나 주차장에서 내리면 멀지 않은 곳에 경주에서나 봄직한 큰 봉분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로펭 Tumulus
전면에 드러나는 봉분의 모습과는 달리 뒤쪽으로 돌아가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하는데, 마치 마징가 제트의 이마 위 정수리를 보는 것 같다. 마로펭 홈페이지에 의하면 전면에 보이는 과거를 돌아 후면에서 미래를 지향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그럴 듯 하다.
시설 내부로 들어가면 지하의 수로를 따라 보트를 타고 인류 기원의 역사와 미래 인류의 공존을 위한 해법을 담은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다. 150미터쯤 되는 전시관을 나오면 봉분 뒤쪽 길로 연결되는데 오전에 Sterkfontein을 한 시간 가량 둘러보았다면 배가 출출한 점심시간이 된다. 이때 봉분 2층에 마련된 레스토랑으로 가면 라이브 기타 및 타악기 연주에 맞춰 부페식 식단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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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terkfontein을 먼저 다녀왔다면 마로펭에서는 산책로를 거닐거나 봉분 위에서 인류의 요람을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오후의 햇살을 즐기기에 나쁘지 않다. 레스토랑의 바깥 테라스에서 이어지는 봉분의 꼭대기에 서면 지대가 낮고 평탄한 시내에서는 느끼지 못할, 마치 어린 시절 야트막한 동산에 올라 저 멀리 바라보던 풍경을 가슴에 담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Sterkfontein과 마로펭으로 이어지는 짧은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작은 뱀을 만났다. 벽돌로 잘 포장된 길을 빠르게 가로질러 가는 뱀을 보고 놓칠세라 카메라를 맞추었지만 보도를 건넌 뱀은 금세 보이지 않게 수풀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인류의 요람에서 2백만 년 후의 인류를 매일 맞이하는 그녀에게 하루하루는 어떻게 지나갈까. 사라진 뱀처럼 오늘을 사는 이에게 짧은 인상을 남기고 어디에선가 2백만 년의 시간이 흐른 요람에 누워 과거와 미래를 잇고 있을 일이다.
201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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