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메모리즈
파페에겐 평생 혼자 간직하고픈 포포가 있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그가 지금 내 곁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그것 때문에 가슴이 저린 것을 사랑한다.
그리운 것이 스무 살,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만은 아니다. 내 안에 있던 그 마음만 지금 내게 없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수십 년 흘렀고 기억이라는 이불로 덮어버린 것들 – 동네, 학교, 그 시절의 부모님, 그들을 대하던 어리고 표독한 작은 악마.
그 시절에만 보고, 그 시절에만 듣고, 그 시절에만 상상할 수 있었던 것들을 잊지 않으려 작가는 매일같이 그림을 그렸고, 글을 썼고 그러면서 가끔 울곤 했다. 어느덧 마흔이 가까워지는 나이에.
한 사람을 위해 아무것도 곤란하지 않음. 그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그런 사랑을 주는 사람과 일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 내가 행복해야 그이도 행복하다는 깨달음.
사랑을 정의하고 사랑하는 법을 말하고 자신이 사랑했던 것을 추억함으로 작가는 멋진 그림책을 지어냈다. 필요할 때 듣고 싶은 이야기 몇 개 적어본다.
억지로 지우려 애쓰지 말고 내 마음을 들킬까 봐 숨기지도 말고 그저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자. 공상처럼 세상의 꿈들이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나중에 닥칠 두려움 때문에 섣불리 다가갈 수 없는 마음이라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마음이 상하지만 겉으로 웃을 줄 알게 되고 기분 나쁘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에 대해 많은 후회를 하게 되고 ‘나는 뭔가’ 하는 회의가 들게 되지만 그 회의와 후회가 잦아들 만큼 많은 시간이 흐르면 사랑하되 진짜 사랑하지 않는 법을 알게 된다.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으로 남의 마음을 헤치는 것보다 어쩌면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에 시달린다는 느낌이 든다. 또 어느 때는 목이 타도록 사람이 그립다.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건 항상 숙제다. 겨울에 고슴도치 두 마리가 떨어져 있을 때의 추위와 붙으면 가시에 찔리는 아픔 사이를 반복하다가 결국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오직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려 하다 점점 내 욕심 안에서 사라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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