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

무시무시한 제목과 달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줄 간격도 150%쯤 되는 것 같고, 전체 페이지는 243쪽. 두 명의 언론인이 경제학 용어를 모르는 독자도 이해하기 쉽게 작금의 경제 위기를 분석하였다. 원제는 THE ECONOMIC TSUNAMI. 미국을 진앙으로 전 세계로 파급한 경기 침체의 원인을 밝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서술하며 책을 마친다. 미국의 문제가 어떻게 전 세계로 파급하였는지에 대한 설명보다 문제의 근본이 되는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제안을 읽을 수 있다.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는 한국의 부동산과는 배경이 사뭇 다르다. 스포일러를 좀 하자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라는 말 그대로 상환 여건이 비 우량한 아프리칸 어메리칸 및 소수민족에게 고리의 대출을 빌려준 것이 사단이 되었다. 그것을 대출기관에서 책임지고 상환 관리를 했으면 또 모른다. 최신 금융공학에 힘입은 투자은행이 위험도는 트리플 에이 수준으로 낮추고 수익률은 높은 금융 상품을 만들어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것이 결과적으로 미국의 마을을 텅텅 비우게 되었다고 한다.


돈을 빌린 사람은 갚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이 없고, 빌려준 사람은 돈을 돌려받기보다 엉뚱한 투자자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이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의 최초 양상을 낳았다. 그것이 서브프라임 연계 금융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만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경제 전반의 경기 침체와 신용 위기를 부르고 있다. 각 경제 주체가 서로에게 뿌린 신용을 거두고 더 엄격한 규제와 대출 조건을 적용하면서 유동성이 부족한 가계, 기업부터 차례로 부도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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